파리 올림픽 남북선수 셀카, 뜨거운 관심 속 북 당국 처벌 우려도
앵커: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남북한 선수가 나란히 사진을 찍는 영상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다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통제하는 북한 정권이 한국 선수와 사진을 찍은 북한 선수들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 왕추친, 쑨잉사 선수와 시상대에서 손전화 사진을 함께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상 속에는 한국 임종훈 선수가 손전화를 들고 나머지 5명의 선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가운데 중국 쑨잉사 선수가 여러 차례 촬영 각도를 바꾸자고 제안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큰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는 리정식 선수와 달리 김금용 선수는 촬영 전 머리를 메만지며, 미소를 띠고 사진 촬영에 응했습니다.
특히 외부 출입이나 선수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북한 선수들이 군사∙정치적 갈등이 고조된 한국의 선수들과 나란히 사진을 찍는 모습은 현장에 있던 관중들 뿐 아니라 네티즌, 즉 온라인 사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온라인 사용자들은 이 사진을 두고 ‘전 세계의 단합과 연대’라는 의미에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모두 한중일 선수들이1990년대 중후반에서 2010년 초 사이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임을 언급하며, 젊은 세대들은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엄격한 북한 정권이 외국 선수들, 특히 한국 선수들과 사진을 찍은 북한 선수들에 대해 귀국 후 처벌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이서현씨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상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이후 이들에 대한 처벌이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서현 씨: 체육무대는 북한에선 ‘계급투쟁의 대결장’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정은은 한국이 동족도 아니고, 통일 대상도 아닌 우리의 주적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김정은이 주적이라고 정의한 남한 선수들과 사진을 같이 찍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됩니다.
이씨는 외국 유학에 떠나는 북한 학생들에게도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 즉 지침을 내리는 만큼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지시사항이 내려졌을 것이라며, 시상대에서의 갑작스런 사진 촬영에 북한 선수들이 판단을 내릴 경황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러한 북한 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언론, 전 세계적인 관심은 선수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습니다.
이서현 씨: 아무리 이 선수들이 메달을 받았다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줄수록 이 선수들에 대한 처벌의 수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뒤로하고 적극적으로 주의를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 올림픽 선수들, 대외 여론 의식해 한국 선수와 셀카”
북 8년 만에 올림픽 메달...탁구 혼합복식 ‘은’
미 주요언론인 CNN은 31일 ‘올림픽 남북 선수들의 시상대에서의 셀카가 인상적인 이유’라는 기사에서 ‘전 세계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일부에서는 보기 드문 국경 간 화합의 과시라고 환영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타임지도 이날 ‘셀카,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스포츠 외교’’라는 기사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보다 오히려 긴장감이 고존된 한반도의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훨씬 더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한국과의 외교 단절 선언과 대남 오물풍선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북한 체조의 안창옥 선수가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들과 올림픽 벳지를 교환하고 선수복에 달고 있는 영상도 보였습니다.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파리 올림픽 기간 중 31일 기준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북한(North Korea)’ 관련 단어 역시 셀카로 화제를 모은 ‘탁구 올림픽(Table Tennis Olympic)’이 1위에 오르며, 대중들의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31일 오후 기준 30일 탁구 혼합복식과 31일 여자 다이빙에서 각각 은메달 1개씩을 획득하며 메달 획득 순위 24위에 올랐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앵커: 파리 올림픽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남북한 선수가 나란히 사진을 찍는 영상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다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통제하는 북한 정권이 한국 선수와 사진을 찍은 북한 선수들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 선수가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 왕추친, 쑨잉사 선수와 시상대에서 손전화 사진을 함께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상 속에는 한국 임종훈 선수가 손전화를 들고 나머지 5명의 선수와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가운데 중국 쑨잉사 선수가 여러 차례 촬영 각도를 바꾸자고 제안하는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큰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는 리정식 선수와 달리 김금용 선수는 촬영 전 머리를 메만지며, 미소를 띠고 사진 촬영에 응했습니다.
특히 외부 출입이나 선수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북한 선수들이 군사∙정치적 갈등이 고조된 한국의 선수들과 나란히 사진을 찍는 모습은 현장에 있던 관중들 뿐 아니라 네티즌, 즉 온라인 사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온라인 사용자들은 이 사진을 두고 ‘전 세계의 단합과 연대’라는 의미에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모두 한중일 선수들이1990년대 중후반에서 2010년 초 사이 출생자를 일컫는 ‘Z세대’임을 언급하며, 젊은 세대들은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엄격한 북한 정권이 외국 선수들, 특히 한국 선수들과 사진을 찍은 북한 선수들에 대해 귀국 후 처벌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이서현씨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상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이후 이들에 대한 처벌이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서현 씨: 체육무대는 북한에선 ‘계급투쟁의 대결장’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김정은은 한국이 동족도 아니고, 통일 대상도 아닌 우리의 주적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김정은이 주적이라고 정의한 남한 선수들과 사진을 같이 찍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됩니다.
이씨는 외국 유학에 떠나는 북한 학생들에게도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 즉 지침을 내리는 만큼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지시사항이 내려졌을 것이라며, 시상대에서의 갑작스런 사진 촬영에 북한 선수들이 판단을 내릴 경황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러한 북한 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언론, 전 세계적인 관심은 선수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습니다.
이서현 씨: 아무리 이 선수들이 메달을 받았다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줄수록 이 선수들에 대한 처벌의 수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뒤로하고 적극적으로 주의를 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 올림픽 선수들, 대외 여론 의식해 한국 선수와 셀카”
북 8년 만에 올림픽 메달...탁구 혼합복식 ‘은’
미 주요언론인 CNN은 31일 ‘올림픽 남북 선수들의 시상대에서의 셀카가 인상적인 이유’라는 기사에서 ‘전 세계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일부에서는 보기 드문 국경 간 화합의 과시라고 환영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타임지도 이날 ‘셀카,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스포츠 외교’’라는 기사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선수들보다 오히려 긴장감이 고존된 한반도의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훨씬 더 주목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한국과의 외교 단절 선언과 대남 오물풍선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북한 체조의 안창옥 선수가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들과 올림픽 벳지를 교환하고 선수복에 달고 있는 영상도 보였습니다.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파리 올림픽 기간 중 31일 기준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북한(North Korea)’ 관련 단어 역시 셀카로 화제를 모은 ‘탁구 올림픽(Table Tennis Olympic)’이 1위에 오르며, 대중들의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31일 오후 기준 30일 탁구 혼합복식과 31일 여자 다이빙에서 각각 은메달 1개씩을 획득하며 메달 획득 순위 24위에 올랐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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