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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2024-03-28 03:30:00

북 군부대들이 입쌀을 강냉이로 맞바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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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북한의 작황이 비교적 양호한데도 병사들의 식생활 수준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원인이 뭔지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계훈련 총화가 끝난 3월 20일부터 인민군 각 부대들에 대한 후방총국의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열 초기부터 병사들의 식생활과 관련해 상당한 결함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군 관련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지난 20일부터 양강도 주둔 12군단에 대한 인민군 후방총국의 검열이 시작되었다”며 “이번 후방총국의 검열은 해마다 동계훈련 총화가 끝나면 모든 인민군 부대들이 받아야 하는 정기적인 검열”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의 목적은 인민군 후방공급체계를 점검하고, 병사들의 후방보급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의 검열은 예년과 달리 분위기가 상당히 살벌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열렸던 인민군 당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후방총국 간부들이 전면 물갈이 됐기 때문”이라며 “정기적인 검열이지만 후방총국 신임 간부들의 첫 검열이어서 지휘관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 첫날부터 12군단은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을 먹이는 실상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서 “군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강냉이 밥을 먹을 정도면 산하 구분대(대대) 병사들의 식생활은 안 봐도 뻔하다는 것이 검열성원들의 질책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가을 김정은이 병사들의 식생활 환경을 개선할 데 대해 지시하면서 기존에 5:5이던 입쌀과 강냉이의 비율을 8:2로 높일 것을 명령했다”며 “휴일과 평일에는 병사들에게 이밥만 먹이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강냉이를 섞어서 먹이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덕분에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식량에서 입쌀의 비율이 80%로 높아졌지만 군부대들은 여전히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만 먹이고 있다”면서 “군부대들이 입쌀과 강냉이를 맞바꿔 그 차액으로 각종 부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떄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6일 “후방총국 검열성원들이 돌아본 47산악경보병여단 병사들의 식생활 수준은 참혹할 정도였다”며 “47경보병여단은 12군단 사령부에서 2k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7경보병여단은 2000년 11월 26일 김정일이 직접 스키 훈련을 시찰한 부대”라면서 “이 부대는 산하 구분대들의 ‘붉은기 중대’ 판정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실과 부대 연혁자료실, 계급교양실과 각 중대 병실들을 새로 꾸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대 꾸리기에 드는 자금은 무조건 ‘자력갱생’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붉은기 중대’ 판정의 가장 중요한 요구”라면서 “47경보병여단에서는 병사들에게 차려진 입쌀을 강냉이와 맞바꾸는 방법으로 부대 꾸리기에 필요한 자금을 해결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장사꾼들이 몰래 파는 입쌀은 kg당 평균 6천4백원(미화 0.63달러)인데 강냉이는 kg당 평균 3천4백원(미화 0.33달러)으로 입쌀을 강냉이와 맞바꾸면 kg당 3천원(미화0.3달러)의 차익을 남깁니다. 이런 방법으로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을 먹이고 남은 돈을 부대 꾸리기에 사용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이 외에도 입쌀과 강냉이를 맞바꾸어 남긴 돈으로 겨울철 부대의 난방용 땔감을 마련하고, 병사들에게 차례지는 식용유를 팔아 상급 지휘관들을 접대할 자금을 마련했다”며 “이 과정에 개별적 지휘관들이 뒤로 챙긴 자금은 흔적도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병사들이 콩농사를 지어 겨울철 두부와 콩나물을 먹을 수 있게 준비했지만 ‘동계훈련’의 첫 달 ‘병사의 날’을 운영해 콩을 팔아 특식을 마련해야 했다”며 이 때문에 “병사들의 식탁엔 강냉이 밥과 건더기도 없는 된장국만 오르게 됐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병사의 날’은 2019년 가을 김정은이 정해준 날로 매주 일요일입니다. 이날 부대에서는 이밥과 고기, 떡과 빵을 비롯해 4가지 음식과 15가지 반찬을 마련해 병사들에게 먹여야 합니다. 이런 특식을 마련하는데 드는 자금 역시 전부 부대에서 ‘자력갱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소식통은 “농사가 아무리 잘되고 후방공급이 좋아져도 ‘자력갱생’이 남아있는 한 병사들의 식생활 환경은 개선될 수 없다”면서 “후방총국의 검열이 열백번 다시 진행된다고 해도 ‘자력갱생’이 유일한 생존 수단인 인민군대에서 병사들은 굶주리기 마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앵커: 지난해 북한의 작황이 비교적 양호한데도 병사들의 식생활 수준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원인이 뭔지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계훈련 총화가 끝난 3월 20일부터 인민군 각 부대들에 대한 후방총국의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열 초기부터 병사들의 식생활과 관련해 상당한 결함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군 관련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지난 20일부터 양강도 주둔 12군단에 대한 인민군 후방총국의 검열이 시작되었다”며 “이번 후방총국의 검열은 해마다 동계훈련 총화가 끝나면 모든 인민군 부대들이 받아야 하는 정기적인 검열”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의 목적은 인민군 후방공급체계를 점검하고, 병사들의 후방보급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의 검열은 예년과 달리 분위기가 상당히 살벌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열렸던 인민군 당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후방총국 간부들이 전면 물갈이 됐기 때문”이라며 “정기적인 검열이지만 후방총국 신임 간부들의 첫 검열이어서 지휘관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 첫날부터 12군단은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을 먹이는 실상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서 “군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이 강냉이 밥을 먹을 정도면 산하 구분대(대대) 병사들의 식생활은 안 봐도 뻔하다는 것이 검열성원들의 질책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가을 김정은이 병사들의 식생활 환경을 개선할 데 대해 지시하면서 기존에 5:5이던 입쌀과 강냉이의 비율을 8:2로 높일 것을 명령했다”며 “휴일과 평일에는 병사들에게 이밥만 먹이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강냉이를 섞어서 먹이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덕분에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식량에서 입쌀의 비율이 80%로 높아졌지만 군부대들은 여전히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만 먹이고 있다”면서 “군부대들이 입쌀과 강냉이를 맞바꿔 그 차액으로 각종 부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떄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6일 “후방총국 검열성원들이 돌아본 47산악경보병여단 병사들의 식생활 수준은 참혹할 정도였다”며 “47경보병여단은 12군단 사령부에서 2k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7경보병여단은 2000년 11월 26일 김정일이 직접 스키 훈련을 시찰한 부대”라면서 “이 부대는 산하 구분대들의 ‘붉은기 중대’ 판정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실과 부대 연혁자료실, 계급교양실과 각 중대 병실들을 새로 꾸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부대 꾸리기에 드는 자금은 무조건 ‘자력갱생’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붉은기 중대’ 판정의 가장 중요한 요구”라면서 “47경보병여단에서는 병사들에게 차려진 입쌀을 강냉이와 맞바꾸는 방법으로 부대 꾸리기에 필요한 자금을 해결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장사꾼들이 몰래 파는 입쌀은 kg당 평균 6천4백원(미화 0.63달러)인데 강냉이는 kg당 평균 3천4백원(미화 0.33달러)으로 입쌀을 강냉이와 맞바꾸면 kg당 3천원(미화0.3달러)의 차익을 남깁니다. 이런 방법으로 병사들에게 강냉이 밥을 먹이고 남은 돈을 부대 꾸리기에 사용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이 외에도 입쌀과 강냉이를 맞바꾸어 남긴 돈으로 겨울철 부대의 난방용 땔감을 마련하고, 병사들에게 차례지는 식용유를 팔아 상급 지휘관들을 접대할 자금을 마련했다”며 “이 과정에 개별적 지휘관들이 뒤로 챙긴 자금은 흔적도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지난해 여름 병사들이 콩농사를 지어 겨울철 두부와 콩나물을 먹을 수 있게 준비했지만 ‘동계훈련’의 첫 달 ‘병사의 날’을 운영해 콩을 팔아 특식을 마련해야 했다”며 이 때문에 “병사들의 식탁엔 강냉이 밥과 건더기도 없는 된장국만 오르게 됐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병사의 날’은 2019년 가을 김정은이 정해준 날로 매주 일요일입니다. 이날 부대에서는 이밥과 고기, 떡과 빵을 비롯해 4가지 음식과 15가지 반찬을 마련해 병사들에게 먹여야 합니다. 이런 특식을 마련하는데 드는 자금 역시 전부 부대에서 ‘자력갱생’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소식통은 “농사가 아무리 잘되고 후방공급이 좋아져도 ‘자력갱생’이 남아있는 한 병사들의 식생활 환경은 개선될 수 없다”면서 “후방총국의 검열이 열백번 다시 진행된다고 해도 ‘자력갱생’이 유일한 생존 수단인 인민군대에서 병사들은 굶주리기 마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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