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5-02-07 03:20:00
“북 주민 ‘위협 인식’ 증가할수록 ‘핵무기 지지’ 증가”
앵커: 수년 간의 탈북민 의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북한 주민들이 미국, 한국을 외부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의 김택빈 부연구위원이 5일 발표한 ‘북한 주민들은 과연 핵을 원하는가?: 위협, 이념, 그리고 일상의 경험’ 보고서.
김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2011~2020년 탈북민 의식조사 정보를 활용해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태도에 다양한 변수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한 결과, “외부 위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는 경향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북한 주민 중 핵무기 보유를 지지할 확률은 약 2.2배 증가했고 미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핵무기 보유 지지 확률은 약 2.6배 높아졌는데, 김 부연구위원은 “미국을 가장 강력하고 적대적인 외부세력으로 묘사하는 북한 미디어 및 사회화 과정의 영향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또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는 각각 약 1.9배, 1.3배 비율로 핵무기를 지지하는 경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핵무기 지지 확률을 2배 이상 증가시켰는데, 김 부연구위원은 “체제 선전과 이념적 메시지가 핵무기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 문화 접촉과 시장 활동 경험 등 일상의 경험이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결과, “한국 방송,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접촉이 핵무기에 대한 지지를 약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시장 활동 경험과 핵무기 태도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특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김 부연구위원은 노동당원과 비당원을 비교해 주요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봤는데, 비당원 그룹에서는 미국, 한국 등 ‘외부 위협 인식’이 핵무기 태도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당원 그룹에서는 ‘외부 위협 인식’보다는 ‘내부 이념적 정당성’이 핵무기 태도와 연관성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당원들에게는 ‘한국 문화 접촉’이 핵무기 지지를 크게 감소시키는 반면, 비당원들에게는 ‘북한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 변수만이 핵무기 지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 당국의 한국 ‘적대적 2국가’ 규정에 대한 대응 전략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적대감을 경감시키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민족적 동질의식을 강화하고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김택빈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한류 문화를 많이 접촉을 하게 되면 그 남한이라는 대상이 우리와 별개의 적대적인 국가가 아니라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구나 라는 생각이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이 생길 수 있으니까 대응 전략 차원에서 우리가 이런 것들을 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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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통일연 “북한서 젊을수록 김정은 지지도 높아”
“외부정보 유입과 제재로 북 변화시켜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 하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 주민들, 대체로 핵보유 찬성”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에 대한 태도 연구는 과거에도 몇 차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앞서 2022년 4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008년부터 매년 탈북민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 주민 통일의식’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당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10년 간 조사결과는 북한 주민이 대체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하는 경향, 노동당에 가입했던 사람이 비당원에 비해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하는 경향”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이탈주민 조사사업 10년 분석 결과발표회’ 발표에 나선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말입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2022년 4월 25일)] 핵무기 보유 찬성에 대해서는 약 50% 찬성, 반대 22%, 반반(‘그저 그랬다’) 27% 이렇게 되어있고 당원일수록 찬성하고 여성일수록 반대하고 한국 문화 접촉을 많이 할수록 반대하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 주민 중 남성일수록 신분계층 높을수록, 핵보유 긍정”
이밖에 박영자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3년 4월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회의에서 2011~2012년 탈북민 심층면접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핵무기 관련 인식을 분석한 결과, 핵무기에 대해 “긍정인식(38.6%)이 부정인식(38.0%)보다 조금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박 선임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남성일수록, 정치신분 계층이 높을수록 핵무기에 대해 긍정적이었고, 세대별로는 ‘30대, 20대, 40대, 50대’ 순으로 핵무기 인식이 긍정적이었습니다.
김택빈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을 포함해 어떤 정치 엘리트도 대중을 고려하지 않은 채 통치행위를 할 수는 없다”며 향후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 인식 연구 및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개입 전략에 대한 분석이 이어져야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앵커: 수년 간의 탈북민 의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북한 주민들이 미국, 한국을 외부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의 김택빈 부연구위원이 5일 발표한 ‘북한 주민들은 과연 핵을 원하는가?: 위협, 이념, 그리고 일상의 경험’ 보고서.
김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2011~2020년 탈북민 의식조사 정보를 활용해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태도에 다양한 변수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증한 결과, “외부 위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수록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는 경향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북한 주민 중 핵무기 보유를 지지할 확률은 약 2.2배 증가했고 미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경우 핵무기 보유 지지 확률은 약 2.6배 높아졌는데, 김 부연구위원은 “미국을 가장 강력하고 적대적인 외부세력으로 묘사하는 북한 미디어 및 사회화 과정의 영향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또 “주체사상에 대한 자부심,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는 각각 약 1.9배, 1.3배 비율로 핵무기를 지지하는 경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핵무기 지지 확률을 2배 이상 증가시켰는데, 김 부연구위원은 “체제 선전과 이념적 메시지가 핵무기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 문화 접촉과 시장 활동 경험 등 일상의 경험이 핵무기 보유에 대한 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 결과, “한국 방송, 드라마, 영화 등에 대한 접촉이 핵무기에 대한 지지를 약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시장 활동 경험과 핵무기 태도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특징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아가 김 부연구위원은 노동당원과 비당원을 비교해 주요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봤는데, 비당원 그룹에서는 미국, 한국 등 ‘외부 위협 인식’이 핵무기 태도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당원 그룹에서는 ‘외부 위협 인식’보다는 ‘내부 이념적 정당성’이 핵무기 태도와 연관성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당원들에게는 ‘한국 문화 접촉’이 핵무기 지지를 크게 감소시키는 반면, 비당원들에게는 ‘북한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 변수만이 핵무기 지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 당국의 한국 ‘적대적 2국가’ 규정에 대한 대응 전략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적대감을 경감시키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민족적 동질의식을 강화하고 한류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김택빈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한류 문화를 많이 접촉을 하게 되면 그 남한이라는 대상이 우리와 별개의 적대적인 국가가 아니라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구나 라는 생각이 북한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이 생길 수 있으니까 대응 전략 차원에서 우리가 이런 것들을 좀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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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정보 유입과 제재로 북 변화시켜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지도 하고 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북한 주민들, 대체로 핵보유 찬성”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에 대한 태도 연구는 과거에도 몇 차례 진행된 바 있습니다.
앞서 2022년 4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2008년부터 매년 탈북민을 대상으로 의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김정은 집권 10년 북한 주민 통일의식’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당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10년 간 조사결과는 북한 주민이 대체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은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하는 경향, 노동당에 가입했던 사람이 비당원에 비해 핵무기 보유에 대해 찬성하는 경향”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이탈주민 조사사업 10년 분석 결과발표회’ 발표에 나선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말입니다.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2022년 4월 25일)] 핵무기 보유 찬성에 대해서는 약 50% 찬성, 반대 22%, 반반(‘그저 그랬다’) 27% 이렇게 되어있고 당원일수록 찬성하고 여성일수록 반대하고 한국 문화 접촉을 많이 할수록 반대하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 주민 중 남성일수록 신분계층 높을수록, 핵보유 긍정”
이밖에 박영자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3년 4월 북한연구학회 춘계학술회의에서 2011~2012년 탈북민 심층면접 자료 등을 바탕으로 핵무기 관련 인식을 분석한 결과, 핵무기에 대해 “긍정인식(38.6%)이 부정인식(38.0%)보다 조금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박 선임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남성일수록, 정치신분 계층이 높을수록 핵무기에 대해 긍정적이었고, 세대별로는 ‘30대, 20대, 40대, 50대’ 순으로 핵무기 인식이 긍정적이었습니다.
김택빈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북한을 포함해 어떤 정치 엘리트도 대중을 고려하지 않은 채 통치행위를 할 수는 없다”며 향후 북한 주민들의 핵무기 인식 연구 및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개입 전략에 대한 분석이 이어져야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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