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4-11-20 05:00:00
외상 기름값 못 갚는 북 어민들 재산 뺏길 판
앵커: 요즘 북한 동해안 어부들이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외상으로 가져온 기름값을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집 가산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간부, 어부, 과부가 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 어부가 속한 이유는 바다에 나가 잡은 물고기를 팔아 사는 어부 생활이 일반 주민에 비해 괜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선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대폭 강화되고 기름값이 높아진데다 물고기마저 잘 잡히지 않아 어부들이 울상입니다. 대부분의 어선들이 출항할 때 기름을 외상으로 가져오는데 이 외상 기름 값을 갚지 못해 돈주(기름 장사꾼)와 마찰이 벌어진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코로나이전까지 어부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종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해 생활상 어려움을 겪는 어부가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데는 몰라도 리원에서는 배가 출항할 때 외상으로 기름을 넣고 회당 혹은 한달을 기준으로 값을 청산한다”며 “요즘 고기를 잡지 못해 외상 기름값을 갚지 못하는 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약속한 기간에 외상 값을 갚지 못하면 기름 장사꾼들이 더 이상 외상으로 기름을 주지 않는 건 물론 매달 이자가 30~40%씩 불어나며 심한 경우 집이나 재산을 다 빼앗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12월부터는 날이 춥고 바다가 사나워져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 어렵다”며 “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에 고기를 좀 잡아야 식량과 땔감 같은 것을 마련하겠는데 그러지 못해 어부들이 속상해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물고기를 많이 잡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바다 멀리 나갈 수 있고 어구도 좋아 물고기를 괜찮게 잡는 수산사업소의 큰 배와 달리 수산협동조합의 작은 어선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작년 여름부터 어선에 대한 통제가 대폭 강화돼 고기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국이 작은 어선은 멀리 나가지 못하게 하고 바다에 며칠씩 머물지 못하게 하며 심지어 경비정의 통제하에 여러 척의 배가 한 곳에 모여 작업을 하게 하니 어획량이 한심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라선경제특구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
<관련기사>
오징어철 “북, 중국에 조업권 안 내준 듯”
“북 어부들, 비싼 기름값에 한숨”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부두에 가보면 외상 기름값을 받으러 온 돈주와 선주(어선 주인)들이 싱갱이질(실갱이) 하는 모습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말 어랑군 어대진에서는 외상 기름값 때문에 사람까지 죽었다”며 “돈을 내라는 돈주와 좀 기다려 달라는 선장이 서로 싸우다 돈주가 죽는 사건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몇 달 분의 외상 값을 받지 못한 돈주가 힘깨나 쓰는 남성 2명을 데리고 선장을 찾아가 때리며 행패질을 하고 돈 대신 집에 있는 텔레비, 녹화기 등을 가져가려 하자 격분한 선장이 휘두르는 둔기에 돈주가 희생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다수가 어민인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사고를 친 어부를 동정한다”며 아무리 빚을 갚지 못했어도 돈주가 사람을 데리고 와 선장을 때린 것도 모자라 집 재산까지 가져가려 한 건 지나친 처사였다는 주민도 있고 그 돈주한테 빚진 일부 어부는 사고 친 선장이 우리를 도와줬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산협동조합의 작은 배들은 워낙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한다”며 “특히 작은 배는 가까운 바다에서만 고기를 잡으라고 하는데 가까운 바다에는 고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바다에 나가지 않을 수도 없으니 운이 따르지 않으면 빚만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앵커: 요즘 북한 동해안 어부들이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외상으로 가져온 기름값을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집 가산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간부, 어부, 과부가 잘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 어부가 속한 이유는 바다에 나가 잡은 물고기를 팔아 사는 어부 생활이 일반 주민에 비해 괜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선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대폭 강화되고 기름값이 높아진데다 물고기마저 잘 잡히지 않아 어부들이 울상입니다. 대부분의 어선들이 출항할 때 기름을 외상으로 가져오는데 이 외상 기름 값을 갚지 못해 돈주(기름 장사꾼)와 마찰이 벌어진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코로나이전까지 어부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종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은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해 생활상 어려움을 겪는 어부가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데는 몰라도 리원에서는 배가 출항할 때 외상으로 기름을 넣고 회당 혹은 한달을 기준으로 값을 청산한다”며 “요즘 고기를 잡지 못해 외상 기름값을 갚지 못하는 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약속한 기간에 외상 값을 갚지 못하면 기름 장사꾼들이 더 이상 외상으로 기름을 주지 않는 건 물론 매달 이자가 30~40%씩 불어나며 심한 경우 집이나 재산을 다 빼앗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12월부터는 날이 춥고 바다가 사나워져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 어렵다”며 “본격적인 겨울이 되기 전에 고기를 좀 잡아야 식량과 땔감 같은 것을 마련하겠는데 그러지 못해 어부들이 속상해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물고기를 많이 잡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바다 멀리 나갈 수 있고 어구도 좋아 물고기를 괜찮게 잡는 수산사업소의 큰 배와 달리 수산협동조합의 작은 어선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작년 여름부터 어선에 대한 통제가 대폭 강화돼 고기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당국이 작은 어선은 멀리 나가지 못하게 하고 바다에 며칠씩 머물지 못하게 하며 심지어 경비정의 통제하에 여러 척의 배가 한 곳에 모여 작업을 하게 하니 어획량이 한심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라선경제특구 앞바다에서 조업하는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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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철 “북, 중국에 조업권 안 내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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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부두에 가보면 외상 기름값을 받으러 온 돈주와 선주(어선 주인)들이 싱갱이질(실갱이) 하는 모습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 말 어랑군 어대진에서는 외상 기름값 때문에 사람까지 죽었다”며 “돈을 내라는 돈주와 좀 기다려 달라는 선장이 서로 싸우다 돈주가 죽는 사건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몇 달 분의 외상 값을 받지 못한 돈주가 힘깨나 쓰는 남성 2명을 데리고 선장을 찾아가 때리며 행패질을 하고 돈 대신 집에 있는 텔레비, 녹화기 등을 가져가려 하자 격분한 선장이 휘두르는 둔기에 돈주가 희생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다수가 어민인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사고를 친 어부를 동정한다”며 아무리 빚을 갚지 못했어도 돈주가 사람을 데리고 와 선장을 때린 것도 모자라 집 재산까지 가져가려 한 건 지나친 처사였다는 주민도 있고 그 돈주한테 빚진 일부 어부는 사고 친 선장이 우리를 도와줬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산협동조합의 작은 배들은 워낙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한다”며 “특히 작은 배는 가까운 바다에서만 고기를 잡으라고 하는데 가까운 바다에는 고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바다에 나가지 않을 수도 없으니 운이 따르지 않으면 빚만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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