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진 센터장 “게임 하고파 탈북…신세대 인권의식 변화” > 최신뉴스

본문 바로가기

자유아시아방송2024-09-13 22:00:28

[인터뷰] 김선진 센터장 “게임 하고파 탈북…신세대 인권의식 변화”

social_media



앵커: 한국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례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발간하고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김선진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은 북한 문제를 국제사회에 보다 널리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승욱 기자가 김 센터장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10일 주한 외국공관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를 개최하셨습니다. 참석자들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하셨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지난 10일 2024년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주한 외국공관,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영문판 보고서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올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 드렸고요.
특히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북한 당국이 최근 외부 정보를 차단하는 문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 또 종교 탄압, 마약 확산과 같은 주요 증언들을 IT 기술을 활용해서 직접 들려 드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서해로 목선을 타고 들어온 탈북민을 직접 초청해서 최근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참석하신 분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이해하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기자: 주한 공관과 유엔,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북한 내 인권침해 사례를 접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이번 설명회에는 총 25개 국가와 기관에서 대략 30명 정도의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 해주신 분들은 대부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설명회 마지막에 내년도 보고서 발간 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 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 보고서를 번역하는 것, 외신 홍보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렸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기자: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처럼, 이 문제를 해외에 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배경이나 의도를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선진 센터장: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광복절에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들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통일부가 수행할 주요 과제 중 하나가 국내외에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 인권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것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핵심적인 업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24년 북한 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 역시 이러한 북한 인권 실상 알리기의 일환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이번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보다 정확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한반도 통일에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인지요?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십니까?
 
김선진 센터장: 8·15 통일 독트린이 담고 있는 3대 추진 전략 중 하나가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통일을 위한 우리들만의 노력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동시에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 인권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통일 비전을 국제사회가 조금 더 정확히 알고 이해할수록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을 통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실질적 개선을 촉구하는 것 역시 이 같은 통일 비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보다 많은 세계 시민들이 북한 인권 문제의 실상과 그 심각성을 알게 될 때 자연스럽게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발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나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올해 북한 인권보고서 영문판은 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번역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외국 독자들도 쉽게,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북한 관련 용어들을 별도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고요.
몇 가지 예를 들면 ‘말 반동’이나 ‘꼬마 계획’ 같은 북한식 표현도 영어와 함께 표기해 이해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향후 이러한 작업들이 축적된다면 북한 인권 국제 용어집 같은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와 함께 올해 영문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번역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습니다. 인권 관련 학계나 NGO 등에 소속돼 있는 언어 전문가들이 영문판 보고서 초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별도의 감수 시스템을 구축, 운영했습니다. 또 보고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번역 기관의 최종 감수를 거쳐서 그 품질을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인 이슈가 많아 한반도, 통일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김선진 센터장: 말씀 주신 대로 최근 국제적인 이슈가 대단히 많아졌고 그에 따라 상황이 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및 지지를 얻는 활동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8·15 통일 독트린을 통해서 통일 외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 차원에서도 통일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확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 한반도 포럼을 확대해서 개최했고요. 글로벌 통일 인식 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 논의를 위한 북한 인권 국제대회가 예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이 함께 모여서 북한 인권 논의를 하는 고위급 대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는 남북관계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가 함께 책임 있게 협력해 이루어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남북 통일이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국제사회 전체에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특히 중점을 두고 계신 대상 국가나 지역이 있을지요?
 
김선진 센터장: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활동에선 자유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모든 나라가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취지에서 이번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에 이번에 참석해 주신 여러 국가들과 기관들이 1차적인 주요 대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한편 그 동안 영어권 국가들에만 집중해오던 북한 인권 활동의 지평을 비영어권 지역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번 설명회를 통해서도 영어 이외의 주요 언어로 북한인권보고서를 번역하는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습니다.
나아가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유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의 활동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발간한 영문판 보고서도 한국 외교부를 통해 UN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들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김선진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이 지난 6월 열린 2024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RFA PHOTO

 
기자: 올해 보고서에서는 이른바 ‘3대 악법’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가 구체적으로 소개돼서 충격을 줬습니다. 최근 포착된 새로운 동향이 있을지요?
 
김선진 센터장: 얼마 전 통일부 장관께서 밝혔듯이, 최근 탈북민의 구성과 탈북 이유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은 외부 문화의 영향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탈북민의 50% 정도는 바로 2030 세대였습니다. 즉 ‘북한판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장마당 세대가 주축이었던 것이죠. 외부 정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들 세대가 부모님들을 설득해서 탈북하는, 이른바 ‘바텀 업’(Bottom-up) 탈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특이한 동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주된 탈북 사유가 과거의 ‘배가 고파서’라는 경제적 이유에서부터 최근에는 더 나은 자신의 미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위해서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탈북한 한 청년이 밝힌 탈북 이유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청년은 핸드폰·컴퓨터 게임을 좀 마음 놓고 하고 싶었다는 것이 중요한 탈북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이전과는 좀 다른, 신세대다운 그런 이유를 탈북의 동기로 들고 있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청년과 같이 북한 주민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그 변화의 힘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내년 2025년도 보고서는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김선진 센터장: 아무래도 국내외 보고서 발간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특히 지난 9월 초 유엔 사무총장께서 북한 당국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권 정책 시행을 촉구한 바 있고요. 내년에는 COI가 포괄적 북한 인권상황을 새로 반영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8·15 통일 독트린에서 내년에는 더욱 충실한 북한인권보고서를 만들겠다고 밝히셨는데요. 이에 따라 저희 센터도 조사와 기록,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에 진출한 탈북민, 고위급 탈북민 등 조사 대상을 보다 확대해서 더 많이 듣고 더 충실히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기자: 향후 북한인권보고서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 계획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김선진 센터장: 네, 먼저 대한민국 정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보고서라는 의미와 가치를 갖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유엔과 미국 정부 등에서도 저희 보고서를 인용·참조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인권보고서가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은 곳에서 인용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비영어권 언어로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설명회에서 여러 좋은 의견들을 청취한 만큼, 그 방향으로도 검토를 해 보려고 합니다.
희망하기로는 저희 북한인권보고서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인권 메카니즘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인권의 실질적 개선에 기여하는 그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북한에 계신 자유아시아방송(RFA) 청취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선진 센터장: 특히 이 방송을 듣고 계실 북한의 젊은 세대, 북한 청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고, 여러분의 삶에 주목하는 수많은 세계 시민들이 곁에 있다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고 용기를 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기자: 지금까지 김선진 한국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앵커: 한국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연례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발간하고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김선진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은 북한 문제를 국제사회에 보다 널리 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승욱 기자가 김 센터장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 10일 주한 외국공관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를 개최하셨습니다. 참석자들에게 어떤 내용을 전달하셨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지난 10일 2024년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주한 외국공관, 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영문판 보고서를 처음 공개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올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설명 드렸고요.
특히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북한 당국이 최근 외부 정보를 차단하는 문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 또 종교 탄압, 마약 확산과 같은 주요 증언들을 IT 기술을 활용해서 직접 들려 드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서해로 목선을 타고 들어온 탈북민을 직접 초청해서 최근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 만큼 참석하신 분들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이해하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기자: 주한 공관과 유엔, 국제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북한 내 인권침해 사례를 접하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이번 설명회에는 총 25개 국가와 기관에서 대략 30명 정도의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 해주신 분들은 대부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설명회 마지막에 내년도 보고서 발간 방향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 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로 보고서를 번역하는 것, 외신 홍보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렸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기자: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처럼, 이 문제를 해외에 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배경이나 의도를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선진 센터장: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광복절에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들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통일부가 수행할 주요 과제 중 하나가 국내외에 북한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 인권의 실상을 널리 알리는 것은 북한인권기록센터의 핵심적인 업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24년 북한 인권보고서 영문판 발간 역시 이러한 북한 인권 실상 알리기의 일환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이번 영문판 발간을 계기로 국제사회에 보다 정확한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한반도 통일에 국제사회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인지요?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십니까?
 
김선진 센터장: 8·15 통일 독트린이 담고 있는 3대 추진 전략 중 하나가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통일을 위한 우리들만의 노력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동시에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 인권에 입각한 우리 정부의 통일 비전을 국제사회가 조금 더 정확히 알고 이해할수록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도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북한인권기록센터가 북한인권보고서 발간을 통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실질적 개선을 촉구하는 것 역시 이 같은 통일 비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보다 많은 세계 시민들이 북한 인권 문제의 실상과 그 심각성을 알게 될 때 자연스럽게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발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나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김선진 센터장: 올해 북한 인권보고서 영문판은 열악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번역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외국 독자들도 쉽게,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북한 관련 용어들을 별도로 정리해 소개하고 있고요.
몇 가지 예를 들면 ‘말 반동’이나 ‘꼬마 계획’ 같은 북한식 표현도 영어와 함께 표기해 이해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향후 이러한 작업들이 축적된다면 북한 인권 국제 용어집 같은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와 함께 올해 영문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번역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습니다. 인권 관련 학계나 NGO 등에 소속돼 있는 언어 전문가들이 영문판 보고서 초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별도의 감수 시스템을 구축, 운영했습니다. 또 보고서 마지막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번역 기관의 최종 감수를 거쳐서 그 품질을 높이고자 노력했습니다.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인 이슈가 많아 한반도, 통일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김선진 센터장: 말씀 주신 대로 최근 국제적인 이슈가 대단히 많아졌고 그에 따라 상황이 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및 지지를 얻는 활동은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8·15 통일 독트린을 통해서 통일 외교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 차원에서도 통일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확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국제 한반도 포럼을 확대해서 개최했고요. 글로벌 통일 인식 조사를 실시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 논의를 위한 북한 인권 국제대회가 예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이 함께 모여서 북한 인권 논의를 하는 고위급 대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는 남북관계 차원을 넘어 국제사회가 함께 책임 있게 협력해 이루어야 할 과제일 것입니다. 남북 통일이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기자: 국제사회 전체에 북한인권 문제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특히 중점을 두고 계신 대상 국가나 지역이 있을지요?
 
김선진 센터장: 한반도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활동에선 자유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모든 나라가 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 같은 취지에서 이번 북한인권 실상 설명회에 이번에 참석해 주신 여러 국가들과 기관들이 1차적인 주요 대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한편 그 동안 영어권 국가들에만 집중해오던 북한 인권 활동의 지평을 비영어권 지역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이번 설명회를 통해서도 영어 이외의 주요 언어로 북한인권보고서를 번역하는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습니다.
나아가 통일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유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의 활동도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발간한 영문판 보고서도 한국 외교부를 통해 UN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들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김선진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이 지난 6월 열린 2024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RFA PHOTO

 
기자: 올해 보고서에서는 이른바 ‘3대 악법’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가 구체적으로 소개돼서 충격을 줬습니다. 최근 포착된 새로운 동향이 있을지요?
 
김선진 센터장: 얼마 전 통일부 장관께서 밝혔듯이, 최근 탈북민의 구성과 탈북 이유에 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은 외부 문화의 영향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탈북민의 50% 정도는 바로 2030 세대였습니다. 즉 ‘북한판 MZ세대’라고 할 수 있는 장마당 세대가 주축이었던 것이죠. 외부 정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들 세대가 부모님들을 설득해서 탈북하는, 이른바 ‘바텀 업’(Bottom-up) 탈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특이한 동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인권기록센터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주된 탈북 사유가 과거의 ‘배가 고파서’라는 경제적 이유에서부터 최근에는 더 나은 자신의 미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위해서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탈북한 한 청년이 밝힌 탈북 이유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청년은 핸드폰·컴퓨터 게임을 좀 마음 놓고 하고 싶었다는 것이 중요한 탈북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이전과는 좀 다른, 신세대다운 그런 이유를 탈북의 동기로 들고 있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청년과 같이 북한 주민들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자유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그 변화의 힘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내년 2025년도 보고서는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김선진 센터장: 아무래도 국내외 보고서 발간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특히 지난 9월 초 유엔 사무총장께서 북한 당국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권 정책 시행을 촉구한 바 있고요. 내년에는 COI가 포괄적 북한 인권상황을 새로 반영한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8·15 통일 독트린에서 내년에는 더욱 충실한 북한인권보고서를 만들겠다고 밝히셨는데요. 이에 따라 저희 센터도 조사와 기록,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에 진출한 탈북민, 고위급 탈북민 등 조사 대상을 보다 확대해서 더 많이 듣고 더 충실히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기자: 향후 북한인권보고서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어서, 계획이나 지향점이 있다면?
 
김선진 센터장: 네, 먼저 대한민국 정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보고서라는 의미와 가치를 갖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유엔과 미국 정부 등에서도 저희 보고서를 인용·참조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인권보고서가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은 곳에서 인용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특히 비영어권 언어로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설명회에서 여러 좋은 의견들을 청취한 만큼, 그 방향으로도 검토를 해 보려고 합니다.
희망하기로는 저희 북한인권보고서가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 인권 메카니즘을 더욱 강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인권의 실질적 개선에 기여하는 그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북한에 계신 자유아시아방송(RFA) 청취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선진 센터장: 특히 이 방송을 듣고 계실 북한의 젊은 세대, 북한 청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고, 여러분의 삶에 주목하는 수많은 세계 시민들이 곁에 있다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고 용기를 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기자: 지금까지 김선진 한국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자유아시아방송 제공 및 저작권 소유 | RFA provided and copyrighted -www.rfa.org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로그인 후 공감을 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