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4-08-07 01:30:00
북 방철미 ‘파이팅 응원’, 평양문화어보호법 위반?
앵커: 북한의 복싱 선수 방철미가 한국의 복싱 선수 임애지에게 “파이팅 해라”고 응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내 일각에서는 방철미 선수가 이 같은 발언으로 귀국 후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임애지 선수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복싱 영웅 방철미 선수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습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에 따르면 방철미 선수는 파리 선수촌 훈련장에서 임애지 선수를 만나 “파이팅 해라”는 응원의 말을 건넸습니다.
임 선수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더니 나한테 ‘파이팅 해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고 결승전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복싱 여자 54kg급 16강전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는 두 선수가 냉각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서로 응원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은 한국 내에서 훈훈한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이 한국 내에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방철미 선수가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통해 금지된 이른바 ‘괴뢰말’로 한국 선수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면 귀국 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파이팅’은 한국식 영어 표현으로 북한에서는 ‘괴뢰말’로 취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해 12월 북한 당국이 괴뢰 말투를 척결하겠다며 손전화로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주고받는 청년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만약 한국 언론의 보도대로 방 선수의 ‘파이팅’이라는 발언이 실제 있었고, 북한 당국이 이를 인지했다면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관련 법 위반으로 방 선수를 처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채택된 평양문화어보호법은 ‘괴뢰말’을 ‘어휘, 문법, 억양 등이 서양화, 일본화, 한자화돼 조선어의 근본을 완전히 상실한 잡탕말’로 규정하고 괴뢰식, 즉 한국식 어휘 표현을 따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의 ‘괴뢰말투사용죄’가 적용된 사람에 대해서는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지거나 죄질이 좋지 않을 경우 무기노동교화형, 혹은 사형에 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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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탈북한 리정식(신변안전 위해 가명 요청) 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방철미 선수가 귀국 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리 씨는 “방 선수가 ‘파이팅’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드라마 등을 많이 접한 사람으로 지목될 수 있다”며 “귀국하면 처벌 절차를 밟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문물을 접한 사람으로 지목되면 평양문화어보호법 위반뿐 아니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한국 문물 등을 유입, 시청, 유포하는 행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엄중함의 정도에 따라 법적제재가 극형까지 이뤄진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방 선수의 ‘파이팅’ 발언이 사실이라면 귀국 후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 어떤 뉘앙스에서 말을 했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 같은 기록 등이 찍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파이팅’이라는 그 말만 봤을 때는 돌아가면 처벌의 가능성이 좀 우려됩니다.
이어 이 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선포한 상황에서 방 선수가 한국 선수를 응원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 이 또한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용인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각각 상대 선수에게 패해 공동 3위에 오른 임애지, 방철미 선수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복싱 여자 54kg급 시상식 3위 단상에 나란히 오를 예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앵커: 북한의 복싱 선수 방철미가 한국의 복싱 선수 임애지에게 “파이팅 해라”고 응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내 일각에서는 방철미 선수가 이 같은 발언으로 귀국 후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임애지 선수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복싱 영웅 방철미 선수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습니다.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에 따르면 방철미 선수는 파리 선수촌 훈련장에서 임애지 선수를 만나 “파이팅 해라”는 응원의 말을 건넸습니다.
임 선수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방철미 선수를 만났더니 나한테 ‘파이팅 해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나도 같이 힘내라고 했고 결승전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둘 다 져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복싱 여자 54kg급 16강전에서 맞붙은 인연이 있는 두 선수가 냉각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서로 응원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은 한국 내에서 훈훈한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이 한국 내에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방철미 선수가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통해 금지된 이른바 ‘괴뢰말’로 한국 선수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면 귀국 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파이팅’은 한국식 영어 표현으로 북한에서는 ‘괴뢰말’로 취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해 12월 북한 당국이 괴뢰 말투를 척결하겠다며 손전화로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주고받는 청년들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만약 한국 언론의 보도대로 방 선수의 ‘파이팅’이라는 발언이 실제 있었고, 북한 당국이 이를 인지했다면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관련 법 위반으로 방 선수를 처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채택된 평양문화어보호법은 ‘괴뢰말’을 ‘어휘, 문법, 억양 등이 서양화, 일본화, 한자화돼 조선어의 근본을 완전히 상실한 잡탕말’로 규정하고 괴뢰식, 즉 한국식 어휘 표현을 따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평양문화어보호법의 ‘괴뢰말투사용죄’가 적용된 사람에 대해서는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지거나 죄질이 좋지 않을 경우 무기노동교화형, 혹은 사형에 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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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탈북한 리정식(신변안전 위해 가명 요청) 씨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방철미 선수가 귀국 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리 씨는 “방 선수가 ‘파이팅’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드라마 등을 많이 접한 사람으로 지목될 수 있다”며 “귀국하면 처벌 절차를 밟을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문물을 접한 사람으로 지목되면 평양문화어보호법 위반뿐 아니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한국 문물 등을 유입, 시청, 유포하는 행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엄중함의 정도에 따라 법적제재가 극형까지 이뤄진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방 선수의 ‘파이팅’ 발언이 사실이라면 귀국 후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 어떤 뉘앙스에서 말을 했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진 같은 기록 등이 찍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파이팅’이라는 그 말만 봤을 때는 돌아가면 처벌의 가능성이 좀 우려됩니다.
이어 이 실장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적대적 두 국가 방침을 선포한 상황에서 방 선수가 한국 선수를 응원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되면 이 또한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용인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각각 상대 선수에게 패해 공동 3위에 오른 임애지, 방철미 선수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7일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복싱 여자 54kg급 시상식 3위 단상에 나란히 오를 예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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