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 식량난 속 주민들 언감자 이삭줍기 행렬 > 최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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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2024-04-12 04:50:00

북 양강도 식량난 속 주민들 언감자 이삭줍기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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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양강도 농민들의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출근을 못 하는 것은 물론 어린 아이들까지 언감자 이삭줍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제 겨우 땅이 녹은 양강도의 농장 밭들에는 요즘 허름한 배낭을 메고 호미를 쥔 사람들이 가득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언감자를 줍기(수확인 끝난 밭에 남은 감자를 줍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양강도의 농촌들은 이미 아사 사태를 겪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양강도 운흥군의 한 농업 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양강도는 지난해 가을걷이가 끝난 후 1차로 농민 1인당 감자 200kg, 부양가족에겐 1인당 감자 100kg을 주었다”며 “나머지는 2차로 입쌀과 강냉이를 준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 주민들의 배급량을 성인 1인당 하루 450g씩, 한 달에 13.5kg, 1년에 162kg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어른 1인당 하루 700g씩 한 달에 21kg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기름 한방울 맛보기 힘든 북한의 주민들은 곡물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농민들의 1년치 식량을 감자 648kg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감자는 남새로 구분되기 때문에 1년 치 식량 162kg의 4배로 계산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을철 양강도의 농민들이 현물분배로 받는 감자는 북한에서도 알곡이 아닌 남새(채소)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배급 체계에서 남새는 알곡의 4배로 계산해 식량으로 대체하며 따라서 남새인 감자가 4kg이 되어야 알곡인 강냉이나 입쌀 1kg으로 취급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농민들이 식량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1년 치 식량으로 감자 648kg은 턱없이 부족한 양인데, 국가가 농민들에게 실제로 준 감자는 200kg이 전부였다”며 “감자 200kg으로 농민들은 두 달 보름밖에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0일 “날씨가 따뜻해지는 오전 10시 경이면 지난해 감자를 심었던 농장 밭들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인다”며 “어린아이들도 언감자를 줍기 위해 호미로 땅을 열심히 뒤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감자는 얼어도 말려서 가루를 내어 국수나 떡을 해 먹을 수 있다”며 “요즘 양강도의 농촌들은 먹을 것이 없어 농민들이 출근도 못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농사가 잘되었지만 양강도의 농민들은 현물 분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먹을 것이 없어 온 가족이 굶는데 돈주들은 매일 달려들어 빚을 독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던 2020년부터 2022년 가을까지 농사가 잘되지 않아 농민들에게 현물 분배를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해(2023년) 봄 식량난으로 강냉이 kg당 5천 원(0.58달러, 현재 시세 kg당 3800원)까지 올랐을 때 농민들을 살린 건 국가가 아닌 돈주들이었습니다. 돈주들이 빌려준 식량과 돈으로 농민들이 끼니를 해결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올해도 마찬가지이지만 봄이 되면 돈주들이 곰팡이가 껴 팔지 못할 불량품 강냉이를 가지고 농촌을 돌고 있다”며 “가을철 배로 갚도록 약속하고 강냉이를 꾸어(빌려)주는데 당장 먹을 것이 없는 농민들은 불량품인 줄 뻔히 알면서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1년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무한 되풀이되고 있다”며 “농민들이 현물 분배를 넉넉히 받아도 돈주들의 빚을 갚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올해 들어 우리 동네에서 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진료소에서도, 인민반에서도 모두 병으로 사망했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 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은 전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은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농사는 우리 농민들이 짓는데 식량난은 항상 우리 농민들이 먼저 겪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 농민들이 처한 상황이 아사 사태가 아니면 도대체 아사 사태는 어떤 상황을 뜻하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예년에 보기 드문 작황을 거두었다고 선전하던 2023년, 남한의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약 482만톤으로 추정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연간 북한의 필요 식량 576만 톤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앵커: 북한 양강도 농민들의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출근을 못 하는 것은 물론 어린 아이들까지 언감자 이삭줍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제 겨우 땅이 녹은 양강도의 농장 밭들에는 요즘 허름한 배낭을 메고 호미를 쥔 사람들이 가득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언감자를 줍기(수확인 끝난 밭에 남은 감자를 줍기) 위해 몰린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양강도의 농촌들은 이미 아사 사태를 겪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양강도 운흥군의 한 농업 부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양강도는 지난해 가을걷이가 끝난 후 1차로 농민 1인당 감자 200kg, 부양가족에겐 1인당 감자 100kg을 주었다”며 “나머지는 2차로 입쌀과 강냉이를 준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현재 주민들의 배급량을 성인 1인당 하루 450g씩, 한 달에 13.5kg, 1년에 162kg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어른 1인당 하루 700g씩 한 달에 21kg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기름 한방울 맛보기 힘든 북한의 주민들은 곡물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농민들의 1년치 식량을 감자 648kg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감자는 남새로 구분되기 때문에 1년 치 식량 162kg의 4배로 계산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을철 양강도의 농민들이 현물분배로 받는 감자는 북한에서도 알곡이 아닌 남새(채소)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배급 체계에서 남새는 알곡의 4배로 계산해 식량으로 대체하며 따라서 남새인 감자가 4kg이 되어야 알곡인 강냉이나 입쌀 1kg으로 취급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농민들이 식량난을 겪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1년 치 식량으로 감자 648kg은 턱없이 부족한 양인데, 국가가 농민들에게 실제로 준 감자는 200kg이 전부였다”며 “감자 200kg으로 농민들은 두 달 보름밖에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0일 “날씨가 따뜻해지는 오전 10시 경이면 지난해 감자를 심었던 농장 밭들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모인다”며 “어린아이들도 언감자를 줍기 위해 호미로 땅을 열심히 뒤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감자는 얼어도 말려서 가루를 내어 국수나 떡을 해 먹을 수 있다”며 “요즘 양강도의 농촌들은 먹을 것이 없어 농민들이 출근도 못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농사가 잘되었지만 양강도의 농민들은 현물 분배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면서 “먹을 것이 없어 온 가족이 굶는데 돈주들은 매일 달려들어 빚을 독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던 2020년부터 2022년 가을까지 농사가 잘되지 않아 농민들에게 현물 분배를 주지 못했습니다. 지난해(2023년) 봄 식량난으로 강냉이 kg당 5천 원(0.58달러, 현재 시세 kg당 3800원)까지 올랐을 때 농민들을 살린 건 국가가 아닌 돈주들이었습니다. 돈주들이 빌려준 식량과 돈으로 농민들이 끼니를 해결했다는 얘기입니다.
 
소식통은 “올해도 마찬가지이지만 봄이 되면 돈주들이 곰팡이가 껴 팔지 못할 불량품 강냉이를 가지고 농촌을 돌고 있다”며 “가을철 배로 갚도록 약속하고 강냉이를 꾸어(빌려)주는데 당장 먹을 것이 없는 농민들은 불량품인 줄 뻔히 알면서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1년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무한 되풀이되고 있다”며 “농민들이 현물 분배를 넉넉히 받아도 돈주들의 빚을 갚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올해 들어 우리 동네에서 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진료소에서도, 인민반에서도 모두 병으로 사망했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 병으로 사망한 사람들은 전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은 사람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농사는 우리 농민들이 짓는데 식량난은 항상 우리 농민들이 먼저 겪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 농민들이 처한 상황이 아사 사태가 아니면 도대체 아사 사태는 어떤 상황을 뜻하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예년에 보기 드문 작황을 거두었다고 선전하던 2023년, 남한의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약 482만톤으로 추정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추정한 연간 북한의 필요 식량 576만 톤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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