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4-04-02 00:00:00
“상파지 바쳐라” 북, 교과서 사실상 유상공급
앵커: 이달 1일 새 학기를 시작하며 북한 당국이 전국의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무료로 나눠줬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상파지를 일정량 이상 바쳐야만 제대로 교과서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해 김정은 정권은 도시와 농촌 간 교육 환경 차이를 지적하면서 평양 학교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던 교과서를 지방 학교에도 공급비중을 대폭 늘리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 예산이 교과서 생산에 투자되어,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처음으로 지방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무료로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 사정이 열약한 북한에서 교과서 생산이 늘어나면서, 노동신문과 군보 등을 인쇄하던 노동신문사 등에 공급할 종이원료가 부족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일 시작한 새 학년도에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공급하며 상파지 과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 신의주 소학교 학생들에게 교과서가 공급되었지만, 학생마다 공급받은 교과서 수량이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3월 중순 학교 당국은 학생 1인당 상파지 2킬로씩 바치도록 과제가 부과됐다"며 "상파지 과제를 수행한 결과에 따라 새 학년도 교과서를 차별 공급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마다 새 학년도를 맞아 파지 과제는 부과되어왔지만, 올해는 일반 파지가 아닌 상파지를 바쳐야하는 과제가 부과된 겁니다.
북한에서 상파지는 오염되지 않은 출판된 도서나 노동신문 등으로 일반 파지보다 두 배 비쌉니다. 현재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상파지 1킬로 가격은 내화 5천 원(미화 0.58달러), 일반 파지 1킬로 가격은 2천 원(미화 0.23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상파지 1킬로도 내지 못한 가난한 집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은 혁명활동(김일성, 김정일, 김정숙) 교과서 3권만 내주면서 상파지를 바치면 나머지 교과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2012년) 북한교육체계는 11년제에서 12년제 의무교육이 도입되면서 소학교가 4년에서 5년제로 변화했습니다. 교과목은 주로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숙의 혁명역사와 수학, 국어, 자연, 음악무용과 도화공작 등이지만 4학년~5학년에 영어 과목이 추가됐습니다.
이에 학생 1명이 보통 13과목 교과서를 받아야 하지만, 상파지를 내지 못하면 영어, 수학, 정보기술, 물리 등의 교과서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학부모들은 상파지를 장마당에서 사서 내야 하는데, 상파지를 바쳐야 교과서를 내준다면 유료공급이지 무료공급이냐"며 "(교과서를) 돈을 받고 파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반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3월 중순 은산군 읍 고급중학교에서는 학생 1인당 상파지 2킬로씩 바치라는 과제가 부여됐다"고 전했습니다.
"상파지 과제는 중앙교육도서 출판물 보급사에서 교과서를 출판하는 평양 교육도서출판사에 바치도록 각 교육기관 산하 학교에 포치하며 학생들에게 부여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3월 25일부터 각 시, 군 교육기관에 학년별 교과서가 공급되었으나 위에서 부과된 상파지 계획이 미달한 학교는 교과서를 일부 공급받지 못했다"며 "이에 해당 학교 당국도 상파지 과제를 수행한 상황에 따라 교과서 공급을 차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장마당에서 상파지를 2킬로 사려면 1만 원(미화 1.16달러)"이라며 "가난한 주민의 자녀들은 상파지 구매가 어렵다 보니 새 학년도 교과서를 기본 과목(혁명활동 교과서)만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정보기술 교과서가 학생들이 희망하는 기본 과목인데, 당국은 혁명활동 교과서를 기본 과목으로 정하고 사상교육에만 신경 쓴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도농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발전을 가져오려면 도시와 농촌의 교육수준 차이를 줄여야 한다며 농촌학교마다 교육조건과 환경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득이 낮은 농촌지역일수록 세 부담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워 교과서와 학용품 국가보급률이 낮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앵커: 이달 1일 새 학기를 시작하며 북한 당국이 전국의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무료로 나눠줬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상파지를 일정량 이상 바쳐야만 제대로 교과서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해 김정은 정권은 도시와 농촌 간 교육 환경 차이를 지적하면서 평양 학교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던 교과서를 지방 학교에도 공급비중을 대폭 늘리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가 예산이 교과서 생산에 투자되어,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처음으로 지방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무료로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 사정이 열약한 북한에서 교과서 생산이 늘어나면서, 노동신문과 군보 등을 인쇄하던 노동신문사 등에 공급할 종이원료가 부족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일 시작한 새 학년도에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공급하며 상파지 과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어제 신의주 소학교 학생들에게 교과서가 공급되었지만, 학생마다 공급받은 교과서 수량이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3월 중순 학교 당국은 학생 1인당 상파지 2킬로씩 바치도록 과제가 부과됐다"며 "상파지 과제를 수행한 결과에 따라 새 학년도 교과서를 차별 공급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마다 새 학년도를 맞아 파지 과제는 부과되어왔지만, 올해는 일반 파지가 아닌 상파지를 바쳐야하는 과제가 부과된 겁니다.
북한에서 상파지는 오염되지 않은 출판된 도서나 노동신문 등으로 일반 파지보다 두 배 비쌉니다. 현재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상파지 1킬로 가격은 내화 5천 원(미화 0.58달러), 일반 파지 1킬로 가격은 2천 원(미화 0.23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상파지 1킬로도 내지 못한 가난한 집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은 혁명활동(김일성, 김정일, 김정숙) 교과서 3권만 내주면서 상파지를 바치면 나머지 교과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2012년) 북한교육체계는 11년제에서 12년제 의무교육이 도입되면서 소학교가 4년에서 5년제로 변화했습니다. 교과목은 주로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숙의 혁명역사와 수학, 국어, 자연, 음악무용과 도화공작 등이지만 4학년~5학년에 영어 과목이 추가됐습니다.
이에 학생 1명이 보통 13과목 교과서를 받아야 하지만, 상파지를 내지 못하면 영어, 수학, 정보기술, 물리 등의 교과서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학부모들은 상파지를 장마당에서 사서 내야 하는데, 상파지를 바쳐야 교과서를 내준다면 유료공급이지 무료공급이냐"며 "(교과서를) 돈을 받고 파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반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3월 중순 은산군 읍 고급중학교에서는 학생 1인당 상파지 2킬로씩 바치라는 과제가 부여됐다"고 전했습니다.
"상파지 과제는 중앙교육도서 출판물 보급사에서 교과서를 출판하는 평양 교육도서출판사에 바치도록 각 교육기관 산하 학교에 포치하며 학생들에게 부여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3월 25일부터 각 시, 군 교육기관에 학년별 교과서가 공급되었으나 위에서 부과된 상파지 계획이 미달한 학교는 교과서를 일부 공급받지 못했다"며 "이에 해당 학교 당국도 상파지 과제를 수행한 상황에 따라 교과서 공급을 차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장마당에서 상파지를 2킬로 사려면 1만 원(미화 1.16달러)"이라며 "가난한 주민의 자녀들은 상파지 구매가 어렵다 보니 새 학년도 교과서를 기본 과목(혁명활동 교과서)만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학생들은 영어와 수학, 정보기술 교과서가 학생들이 희망하는 기본 과목인데, 당국은 혁명활동 교과서를 기본 과목으로 정하고 사상교육에만 신경 쓴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도농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발전을 가져오려면 도시와 농촌의 교육수준 차이를 줄여야 한다며 농촌학교마다 교육조건과 환경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득이 낮은 농촌지역일수록 세 부담 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워 교과서와 학용품 국가보급률이 낮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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