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5-01-15 05:06:00
혼동의 쿠르스크 전선…북러, 서로 무기체계 오폭
앵커: 북한군이 배치된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서 아군 식별 오류로 인해 북한과 러시아 무기체계가 오폭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전선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이번 오폭 사건의 배경에 대해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중을 날던 무인기가 목표를 겨냥한 뒤 미사일을 발사하자, 지상에 희미하게 보이는 물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지난 10일 한 친러시아 전쟁 전문 블로거(voenacher)가 공개한 영상으로, 러시아군 무인기가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폭격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군사 및 무기 전문가들은 이 영상 속 폭격을 당한 무기가 북한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폭격당한 무기체계는 지난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러시아의 토르(Tor) 야전 방공시스템과 유사해 ‘북한판 토르’라고 불립니다.
친러시아 전쟁 전문 블로거가 러시아군이 서방제 레이더 장비를 파괴했다며 공개한 자료. 러시아군 무인기가 북한산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폭격하는 장면으로 밝혀졌다. / Повёрнутые на войне @voenacher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군사전문가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 역시 이 무기가 북한산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14일 RFA와의 통화에서 “트레일러 위에 탑재된 레이더와 수직 발사기 모듈이 북한 특유의 야전 방공체계임을 보여준다”면서 “북한 외에 이러한 유형의 체계를 보유한 국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러시아군이 아군의 무기체계인 북한제 방공시스템을 오폭한건데, 이 사무국장은 현재 쿠르스크 지역의 혼란한 전선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이 사건이 발생한 게 1월 10일 쿠르스크의 북동부 지역인데, 이 지역에서 1월 6일부터 우크라이나가 부대를 투입해서 며칠 사이에 10km 정도를 밀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일정한 전선이 생긴 게 아니라 서로 뒤엉키다보니 식별이 안됐던 상황이었고….
해당 영상은 러시아 드론 운영병이 ‘서방제 최신 방공 무기를 파괴했다’며 군사 전문 블로거들에게 직접 유포했는데, 분석 결과 북한산으로 드러난 겁니다.
전황분석 전문가 척 파러가 1월 1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작성한 전황 지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 북동쪽으로 빠르게 진격하면서 해당 지역은 전선이 혼란스러운 상황. / 척 파러 @ChuckPfarrer
쿠르스크 지역의 전선이 흐트러진 가운데, 지난 6일에는 북한산 지대지 미사일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 2S1 자주포를 파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SpikeNLOS)’라고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이 며칠 전 쿠르스크 지역에 등장해서 포병 무기 및 자주포 몇 개를 부셨는데 그 중 일부는 러시아군 자주포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무기 체계가 과거 소련제에서 파생된 같은 유형의 무기라서 피아 식별이 헷갈리는 것도 있고, 전문가들이 보면 어떤 무긴지 알 수 있지만 일반 병사들이 봤을 때는 저게 토르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두 사건에서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운용 주체가 북한군인지 러시아군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의 아군 식별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러시아군은 빨간색 띠, 우크라이나군은 파란색 띠를 달고 있지만 드론이나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서는 식별이 어려워 아군을 오인 사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사>
북 주체포 우크라전장 투입…전문가 “속속 파손된듯”젤렌스키, 김정은에 ‘포로 교환’ 제의전문가 “김정은, 북-우크라군 포로 교환 ·추가 파병 원할 것”
한편, 10일 오폭으로 파괴된 북한산 토르에 대한 기술적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야전 방공 시스템은 드론과 같은 공중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며, 북한산 레이더의 기술력 부족과 반도체 조달의 어려움으로 실질적인 성능이 떨어져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면서 러시아군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포착된 북한 자주포 M-1989에 이어 북한판 토르,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 등 북한산 무기체계가 전장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북한판 토르는 이번 러시아 드론병을 통해 공개된 영상으로 처음 확인됐으며,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는 지난해 8월 도네츠크 지역에서 처음 포착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앵커: 북한군이 배치된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서 아군 식별 오류로 인해 북한과 러시아 무기체계가 오폭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전선 상황 속에서 발생한 이번 오폭 사건의 배경에 대해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중을 날던 무인기가 목표를 겨냥한 뒤 미사일을 발사하자, 지상에 희미하게 보이는 물체에서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지난 10일 한 친러시아 전쟁 전문 블로거(voenacher)가 공개한 영상으로, 러시아군 무인기가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폭격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군사 및 무기 전문가들은 이 영상 속 폭격을 당한 무기가 북한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폭격당한 무기체계는 지난 202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러시아의 토르(Tor) 야전 방공시스템과 유사해 ‘북한판 토르’라고 불립니다.
친러시아 전쟁 전문 블로거가 러시아군이 서방제 레이더 장비를 파괴했다며 공개한 자료. 러시아군 무인기가 북한산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을 폭격하는 장면으로 밝혀졌다. / Повёрнутые на войне @voenacher
RFA 주간 프로그램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에 출연하는 한국의 군사전문가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 역시 이 무기가 북한산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14일 RFA와의 통화에서 “트레일러 위에 탑재된 레이더와 수직 발사기 모듈이 북한 특유의 야전 방공체계임을 보여준다”면서 “북한 외에 이러한 유형의 체계를 보유한 국가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러시아군이 아군의 무기체계인 북한제 방공시스템을 오폭한건데, 이 사무국장은 현재 쿠르스크 지역의 혼란한 전선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이 사건이 발생한 게 1월 10일 쿠르스크의 북동부 지역인데, 이 지역에서 1월 6일부터 우크라이나가 부대를 투입해서 며칠 사이에 10km 정도를 밀고 올라갔습니다. 그러다보니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에 일정한 전선이 생긴 게 아니라 서로 뒤엉키다보니 식별이 안됐던 상황이었고….
해당 영상은 러시아 드론 운영병이 ‘서방제 최신 방공 무기를 파괴했다’며 군사 전문 블로거들에게 직접 유포했는데, 분석 결과 북한산으로 드러난 겁니다.
전황분석 전문가 척 파러가 1월 1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작성한 전황 지도.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 북동쪽으로 빠르게 진격하면서 해당 지역은 전선이 혼란스러운 상황. / 척 파러 @ChuckPfarrer
쿠르스크 지역의 전선이 흐트러진 가운데, 지난 6일에는 북한산 지대지 미사일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 2S1 자주포를 파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일우 사무국장]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SpikeNLOS)’라고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이 며칠 전 쿠르스크 지역에 등장해서 포병 무기 및 자주포 몇 개를 부셨는데 그 중 일부는 러시아군 자주포였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무기 체계가 과거 소련제에서 파생된 같은 유형의 무기라서 피아 식별이 헷갈리는 것도 있고, 전문가들이 보면 어떤 무긴지 알 수 있지만 일반 병사들이 봤을 때는 저게 토르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두 사건에서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운용 주체가 북한군인지 러시아군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병사들의 아군 식별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러시아군은 빨간색 띠, 우크라이나군은 파란색 띠를 달고 있지만 드론이나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서는 식별이 어려워 아군을 오인 사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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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0일 오폭으로 파괴된 북한산 토르에 대한 기술적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야전 방공 시스템은 드론과 같은 공중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며, 북한산 레이더의 기술력 부족과 반도체 조달의 어려움으로 실질적인 성능이 떨어져 일방적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면서 러시아군의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포착된 북한 자주포 M-1989에 이어 북한판 토르,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 등 북한산 무기체계가 전장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북한판 토르는 이번 러시아 드론병을 통해 공개된 영상으로 처음 확인됐으며, 북한판 스파이크 앤로스는 지난해 8월 도네츠크 지역에서 처음 포착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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