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2025-01-09 23:06:34
북 주민들, 새해벽두 선전 영화에 “혼란스럽다”
앵커: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으며 방영한 영화들이 주민들에게 혼란과 불쾌감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으며 조선중앙텔레비죤(TV)을 통해 방영하고, 전국의 영화관들에서 처음 개봉한 예술영화들이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애초에 논란이 많았던 영화들인데 무리하게 방영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지식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지난해 5월부터 상영을 전면 금지했던 전쟁영화 ‘72시간’의 전, 후편을 1월 2일과 3일, 이틀 간에 걸쳐 텔레비전으로 방영했다”며 “영화를 본 주민들은 ‘몹시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72시간’은 김정일 생일을 앞둔 지난해 2월, 평양에서 처음 상영한데 이어 김일성 생일을 앞둔 지난해 4월, 각 도 소재지들에서 상영하였다”며 “하지만 5월말부터 영화 상영이 금지돼 일부 간부들과 몇몇 돈 많은 사람들만 (몰래) 보는 것으로 그쳤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상영을 전면 금지할 당시 국가보위성이 각 도 영화보급소들에 내려와 이 영화가 USB나 알판(DVD)으로 복사돼 주민들 속에 몰래 유포되지 않았는지를 낱낱이 검열했다”며 “때문에 주민들은 이 영화를 더 이상 못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중앙의 지시로 전면 금지되었던 이 영화가 새해를 맞으며 갑자기 텔레비죤으로 방영돼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 ‘72시간’은 6.25 전쟁 첫 3일간의 실제 사실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진실 뭐냐?’는 논란으로 시끄럽다”며 “이 영화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5시, 미제의 불의의 침략으로 6.25 전쟁이 시작되었다’던 그동안의 국가 선전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 영화는 6.25 전쟁이 이미 6월 24일 저녁부터 시작되었고, 미제에 의한 불의의 침략도 아니었음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며 “6.25 전쟁과 관련한 국가의 교육과 선전선동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전쟁영화 ‘72시간’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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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8일 “새해를 맞으며 각 도 소재지들에서 새로 나온 예술영화 ‘대결의 낮과 밤’을 상영하고 있는데 주민들 속에서 ‘쓰레기 영화’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며 “영화를 본 간부들도 쓴 소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은 지난 2022년에 나온 예술영화 ‘하루 낮 하루 밤’의 후편”이라며 “6.25 전쟁 후 국가전복 음모를 꾸미다 처형된 반혁명분자의 아들과 손자가 제도에 대한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하다가 숙청된다는 내용의 계급투쟁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조상이 반혁명분자이면 자손들도 모두 반혁명분자가 되기 때문에 계급적 원수의 집안은 씨를 말려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라며 “당과 사법기관의 간부들조차 ‘가뜩이나 사회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왜 저런 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국경 연선은 한집 건너 한집이 탈북자 가정”이라며 “정치범 말고도 경제적 문제의 처형자, 탈북과 밀수, 자살에 엮인 사람들은 모두 계급적 원수인데 ‘고난의 행군’ 이후 이런 범죄에 엮이지 않은 가정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친척, 조상의 죄에 묶여 사회적 발전은 꿈도 못 꾸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는 사람들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며 “새해 벽두부터 계급투쟁 영화를 만들어 그런 사람들의 가슴에 난도질을 해야 속이 시원한지 중앙에 정말 따지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앵커: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으며 방영한 영화들이 주민들에게 혼란과 불쾌감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새해를 맞으며 조선중앙텔레비죤(TV)을 통해 방영하고, 전국의 영화관들에서 처음 개봉한 예술영화들이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애초에 논란이 많았던 영화들인데 무리하게 방영해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지식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지난해 5월부터 상영을 전면 금지했던 전쟁영화 ‘72시간’의 전, 후편을 1월 2일과 3일, 이틀 간에 걸쳐 텔레비전으로 방영했다”며 “영화를 본 주민들은 ‘몹시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72시간’은 김정일 생일을 앞둔 지난해 2월, 평양에서 처음 상영한데 이어 김일성 생일을 앞둔 지난해 4월, 각 도 소재지들에서 상영하였다”며 “하지만 5월말부터 영화 상영이 금지돼 일부 간부들과 몇몇 돈 많은 사람들만 (몰래) 보는 것으로 그쳤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상영을 전면 금지할 당시 국가보위성이 각 도 영화보급소들에 내려와 이 영화가 USB나 알판(DVD)으로 복사돼 주민들 속에 몰래 유포되지 않았는지를 낱낱이 검열했다”며 “때문에 주민들은 이 영화를 더 이상 못 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중앙의 지시로 전면 금지되었던 이 영화가 새해를 맞으며 갑자기 텔레비죤으로 방영돼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영화 ‘72시간’은 6.25 전쟁 첫 3일간의 실제 사실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진실 뭐냐?’는 논란으로 시끄럽다”며 “이 영화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5시, 미제의 불의의 침략으로 6.25 전쟁이 시작되었다’던 그동안의 국가 선전과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이 영화는 6.25 전쟁이 이미 6월 24일 저녁부터 시작되었고, 미제에 의한 불의의 침략도 아니었음을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며 “6.25 전쟁과 관련한 국가의 교육과 선전선동이 모두 거짓이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전쟁영화 ‘72시간’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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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8일 “새해를 맞으며 각 도 소재지들에서 새로 나온 예술영화 ‘대결의 낮과 밤’을 상영하고 있는데 주민들 속에서 ‘쓰레기 영화’라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며 “영화를 본 간부들도 쓴 소리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영화 ‘대결의 낮과 밤’은 지난 2022년에 나온 예술영화 ‘하루 낮 하루 밤’의 후편”이라며 “6.25 전쟁 후 국가전복 음모를 꾸미다 처형된 반혁명분자의 아들과 손자가 제도에 대한 앙심을 품고 복수를 계획하다가 숙청된다는 내용의 계급투쟁 영화”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조상이 반혁명분자이면 자손들도 모두 반혁명분자가 되기 때문에 계급적 원수의 집안은 씨를 말려야 한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라며 “당과 사법기관의 간부들조차 ‘가뜩이나 사회를 유지하기 어려운데 왜 저런 영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겠지만 국경 연선은 한집 건너 한집이 탈북자 가정”이라며 “정치범 말고도 경제적 문제의 처형자, 탈북과 밀수, 자살에 엮인 사람들은 모두 계급적 원수인데 ‘고난의 행군’ 이후 이런 범죄에 엮이지 않은 가정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친척, 조상의 죄에 묶여 사회적 발전은 꿈도 못 꾸고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는 사람들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며 “새해 벽두부터 계급투쟁 영화를 만들어 그런 사람들의 가슴에 난도질을 해야 속이 시원한지 중앙에 정말 따지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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