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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2024-03-20 02:40:00

농기구 전시회 할당량 독촉에 속타는 양강도 공장 기업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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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3월 열리는 농기구 전시회가 끝났지만 각 공장 기업소와 주민들에게 할당된 농기구를 바치라는 양강도 당국의 독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도리깨까지 만드는 실정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해마다 3월이면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합니다. 실제 농기구를 전시한다는 목적보다 공장, 기업소와 주민들로부터 농기구를 거둬들여 주변 농장에 보내주기 위함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어제 오후 2시, 혜산 시당 회의실에서 알곡 생산과 관련된 간부 강연회가 있었다”면서 “강연회가 끝날 무렵 시당 책임비서가 나와 전시회용으로 할당됐던 농기구를 오는 25일까지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혜산 시당은 3월 6일, 김정숙예술극장 앞 광장에서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했습니다. 시에서 전시회는 끝났지만 할당량은 채우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전시회를 조직하기에 앞서 혜산 시당은 기관장, 동사무장 회의를 열고 전시회에 내놓을 농기구의 가짓수(종류)와 수량까지 일일이 할당해 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할당된 농기구는 호미와 낫, 삽과 곡괭이, 살곽지(칼퀴), 거리대(쇠스랑) 등 12가지였으며 수량은 공장, 기업소 근로자 1인당 1개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사무소에도 할당량이 부과돼 각 인민반에서 농기구를 거뒀지만 정확한 양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전시회 날짜까지 농기구의 수량과 가짓수를 제대로 맞추어 내놓은 기업소는 혜산강철공장과 혜산임업기계공장 등 4곳뿐이었다”며 “3월 9일에 열린 농기구 전시회 총화 회의에서 이달 25일까지 미달된 농기구를 무조건 바칠 것을 다시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17일에 열린 간부 강연회 뒤끝에도(끝날 무렵) 미달한 농기구를 바칠 것을 다시 한번 독촉해 기관장, 동사무장들은 살벌한 분위기를 느껴야 했다”며 “지난해부터 농사와 관련된 과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할당량을 완수할 때까지 독촉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매년 전시회를 통해 농기구를 바치게 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농촌지원 기간에 지원자들이 사용해야 할 농기구도 농장에서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해마다 농기구를 지원하지만 농민들이 개인 농사 등을 위해 훔쳐내 농장들은 늘 농기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8일 “올해 공장, 기업소들이 농기구 전시회에 내놓은 농기구들은 대부분 중국산이었다”며 “농기구 전시회를 앞두고 도 외화벌이사업소가 농기구들을 중국에서 수입해 들였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해마다 3월이면 농기구 전시회를 연다”며 한두 해도 아니고 30년 가까이 진행하다 보니 이젠 더 이상 여유 농기구를 보유하고 있는 집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유 농기구가 없는데도 중앙에서 무작정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하니 전시장이 텅 빌 것을 우려한 양강도당에서 농기구를 수입할 것을 도 외화벌이사업소에 지시했다”며 “수입한 농기구는 주로 호미와 낫이었는데 전시회 제출용으로 공장기업소들에 팔아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입한 호미는 중국 인민폐 8위안(1.11달러), 낫은 중국 인민폐 10위안(1.39달러)씩 받고 공장, 기업소들에 넘긴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외화벌이사업소가 원가에 넘겼다고 하지만 호미 한 개가 입쌀 1.86kg, 낫 한가락에 입쌀 2.3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며 “이는 힘 없는 공장, 기업소들에 절대 낮은 가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조치에도 농기구의 가짓수와 수량을 맞추지 못하자 양강도당은 농기구의 수량이라도 무조건 맞추라는 지시를 새로 내렸다”며 “일부 공장, 기업소들은 농기구의 수량을 맞추기 위해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도리깨와 살곽지(갈퀴)까지 만드는 실정”이라고 한숨지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농기계의 현대화를 부르짖는데 공장, 기업소들은 봉건시대 농민들이 사용하던 도리깨와 살곽지를 만들고 있다”며 “자력갱생으로 얼마든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마른 나무를 비튼다고 물이 나올 수 있겠냐?”는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전기와 연유가 부족한 북한의 농민들에게 낫과 호미, 도리깨와 살곽지와 같은 농기구는 여전히 중요한 농사 수단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앵커: 매년 3월 열리는 농기구 전시회가 끝났지만 각 공장 기업소와 주민들에게 할당된 농기구를 바치라는 양강도 당국의 독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도리깨까지 만드는 실정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해마다 3월이면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합니다. 실제 농기구를 전시한다는 목적보다 공장, 기업소와 주민들로부터 농기구를 거둬들여 주변 농장에 보내주기 위함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어제 오후 2시, 혜산 시당 회의실에서 알곡 생산과 관련된 간부 강연회가 있었다”면서 “강연회가 끝날 무렵 시당 책임비서가 나와 전시회용으로 할당됐던 농기구를 오는 25일까지 바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혜산 시당은 3월 6일, 김정숙예술극장 앞 광장에서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했습니다. 시에서 전시회는 끝났지만 할당량은 채우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또 “전시회를 조직하기에 앞서 혜산 시당은 기관장, 동사무장 회의를 열고 전시회에 내놓을 농기구의 가짓수(종류)와 수량까지 일일이 할당해 주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할당된 농기구는 호미와 낫, 삽과 곡괭이, 살곽지(칼퀴), 거리대(쇠스랑) 등 12가지였으며 수량은 공장, 기업소 근로자 1인당 1개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사무소에도 할당량이 부과돼 각 인민반에서 농기구를 거뒀지만 정확한 양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전시회 날짜까지 농기구의 수량과 가짓수를 제대로 맞추어 내놓은 기업소는 혜산강철공장과 혜산임업기계공장 등 4곳뿐이었다”며 “3월 9일에 열린 농기구 전시회 총화 회의에서 이달 25일까지 미달된 농기구를 무조건 바칠 것을 다시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17일에 열린 간부 강연회 뒤끝에도(끝날 무렵) 미달한 농기구를 바칠 것을 다시 한번 독촉해 기관장, 동사무장들은 살벌한 분위기를 느껴야 했다”며 “지난해부터 농사와 관련된 과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할당량을 완수할 때까지 독촉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매년 전시회를 통해 농기구를 바치게 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농촌지원 기간에 지원자들이 사용해야 할 농기구도 농장에서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해마다 농기구를 지원하지만 농민들이 개인 농사 등을 위해 훔쳐내 농장들은 늘 농기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8일 “올해 공장, 기업소들이 농기구 전시회에 내놓은 농기구들은 대부분 중국산이었다”며 “농기구 전시회를 앞두고 도 외화벌이사업소가 농기구들을 중국에서 수입해 들였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해마다 3월이면 농기구 전시회를 연다”며 한두 해도 아니고 30년 가까이 진행하다 보니 이젠 더 이상 여유 농기구를 보유하고 있는 집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유 농기구가 없는데도 중앙에서 무작정 농기구 전시회를 조직하니 전시장이 텅 빌 것을 우려한 양강도당에서 농기구를 수입할 것을 도 외화벌이사업소에 지시했다”며 “수입한 농기구는 주로 호미와 낫이었는데 전시회 제출용으로 공장기업소들에 팔아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입한 호미는 중국 인민폐 8위안(1.11달러), 낫은 중국 인민폐 10위안(1.39달러)씩 받고 공장, 기업소들에 넘긴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외화벌이사업소가 원가에 넘겼다고 하지만 호미 한 개가 입쌀 1.86kg, 낫 한가락에 입쌀 2.3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며 “이는 힘 없는 공장, 기업소들에 절대 낮은 가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조치에도 농기구의 가짓수와 수량을 맞추지 못하자 양강도당은 농기구의 수량이라도 무조건 맞추라는 지시를 새로 내렸다”며 “일부 공장, 기업소들은 농기구의 수량을 맞추기 위해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도리깨와 살곽지(갈퀴)까지 만드는 실정”이라고 한숨지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는 농기계의 현대화를 부르짖는데 공장, 기업소들은 봉건시대 농민들이 사용하던 도리깨와 살곽지를 만들고 있다”며 “자력갱생으로 얼마든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마른 나무를 비튼다고 물이 나올 수 있겠냐?”는 현지 주민들의 반응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전기와 연유가 부족한 북한의 농민들에게 낫과 호미, 도리깨와 살곽지와 같은 농기구는 여전히 중요한 농사 수단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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